저자: 강제훈
발행일: 2015.03.01.
발행처: 민속원

책 내용

조선은 즉위교서의 첫 조항부터 유교 의례의 실천을 강조했다.

종묘와 사직에서부터 일반 가정의 일상에까지 유교 의례가 실천되길 원했고, 이를 제대로 실천하기 위해 의식 절차를 정리한 儀註를 작성했다. 적절한 의례를 정비하는 것이 아마도 유교 사회로 나아가는 첫걸음이라고 생각했음에 틀림없다. 『세종실록』에는 「오례」편이 부록으로 편집돼 있고, 성종 때는 조선의 의식 절차를 총 정리하여 『국조오례의』가 간행되었다. 이들 기록은 의식 절차를 기록한 의주의 집합체이다.

의식 절차를 기록하는 데는 해당 의식이 어떻게 진행되어야 하는지에 대한 판단과 해석이 반영된다. 고전부터 당대에 이르기까지 그 많은 나라에서 나름의 유교 의례를 정리하고 시행하였다. 조선에서는 이들 모두를 검토하며 나름의 원칙에 의해 의례를 다시 해석하였다. 반복되듯이 기록된 의주는 바로 이러한 해석의 미묘한 차이를 담고 있다. 당시 사람들은 의례를 시행하다 문제가 발견되면, 절차를 수정하고 의미를 토론하여 그 결과를 의주로 남겼다.